독일의 수평적 문화, 대표자가 직접 나서 말하는 문화가 잘 드러난 사회민주당(SPD) 당대표와 청소부 당원과의 대화
유력한 정당의 주요 행사에서 당대표와 청소부가 나란히 앉아 정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장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장면일텐데요.
이번 주 월요일, '가치컨퍼런스-정의'라는 주제로 열린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한 행사에서 청소부와 정당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연출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회민주당(SPD)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를 함께 추구하는 독일의 주요 정당입니다.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배출한 정당이기도 합니다. 통일 직후엔 제1당이 되어 집권하기도 했지만 슈뢰더 총리 집권 시기에 당 정체성과 지지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이전에 비해 크게 훼손시킨 이후부터 지금껏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 민주당(CDU)에 제1당을 넘겨줬고, 최근에는 포퓰리즘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당(AfD)에 제2당 자리까지 내어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월요일 행사때 당대표의 사임 발표가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당대표인 지그마어 가브리엘은 한달 전에 당원으로 가입한 청소부 수잔네 노이만과 약 15분간 당원으로 가입한 이유와 함께 당에 대한 불만과 바램을 들으며 당대표의 생각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고,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이런 뜻밖의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독일이 이상적인 사회는 아니지만, 똑같은 하늘 아래에서 우리에겐 꿈만같은 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사회임에는 분명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독일에도 권한의 크고 작음과 상하관계가 있지만, 유교전통에 영향을 받은 우리와는 많이 달라 전체적으로 수직적이기 보다 수평적입니다. (독일 이야기 이전 글: https://dogilstory0.blogspot.de/2017/02/blog-post_737.html)
일례로, 당대표를 비롯한 단체의 대표를 쉐프(Chef)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포어지첸데(Vorsitzende)라는 표현을 더 많이 부르는데, 맨 앞에 앉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수평적인 앞뒤관계보다는 수직적인 아래위라는 개념이 담긴 당수, 우두머리, 고위층, 상사 등으로 표현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맨 앞에 앉아서 무얼 하는 걸까요? 전쟁이라면 총칼을 들고 선봉에 선다는 의미겠지만, 정당과 단체가 꿈꾸는 이상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일할 지를 밝히는 말을 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부딪칠 때 대표가 직접 언론에 나서서 얘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총리부터 장관, 노조대표까지 가장 앞에서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일은 어떻게 진행할지, 이해관계는 어떻게 풀어갈 지를 언론과 행사를 통해 직접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독일의 수평적 문화, 대표자가 직접 나서 말하는 문화가 잘 드러난 것이 이번 청소부와의 대화 행사라 볼 수 있습니다.
이 행사에서 청소부인 노이만은 정당에 가입한 이유에 대해
정당가입에 앞서 자신에게도 물어봤던 질문이라며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는 사회민주당(SPD)이 몰락하면 자신과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더이상 기댈 곳이 없어질 것 같아서라고 밝혔고,
사회민주당의 정책에 대해서는 주요 지지자인 노동자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지 못한다면 그들이 투표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신랄한 비판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당대표는 기독교민주당(CDU)과 대연정을 맺은 탓에 사민당이 바라는 일들을 모두 실현할 수 없는 현실을 얘기했고,
노이만은 그럼 대체 왜 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냐고 반문하자 행사장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당대표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지 않는 이상 다른 정당과 타협하며 해결점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 정치의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그래도 대연정을 하지 않아야 하는 지를 물었고,
노이만은 "청소부가 (당대표인) 당신에게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 말해 줄 수 있다면..." 하고 대답하자 또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당원인 서민을 초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정당이 꿈꾸고 당원이 바라는 정책을 잘 반영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고, 현실 정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정체성에 맞는 더 나은 복지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속마음과 말과 실천이 따로 놀고,
대리인을 세워 문제가 생기면 개인 생각이라며 빠져 나가고,
얘기를 듣겠다고 마련한 자리에서 혼자만 얘기하며 꾸짖기도 하고,
옳고그름보다 사회적 상하관계가 더 중요하고,
설명과 토론은 없이 홀로 고매한 생각을 갖고 있으니 따르기만 하라고 하고,
사사건건 이쪽 저쪽 모두 틀렸다고만 하고 정작 자기는 뭘 하려는지 정체가 불명확하고,
선거때만 되면 '서민' '서민'하며 시장을 돌며 음식을 먹으며 '서민' 코스프레를 하다 더 몰리면 읍소하며 절도 하지만 표를 받고는 서민보단 자본을 위한 정책만 만들고 지지하는 모습과는
많이도 달라 보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 '가치컨퍼런스-정의'라는 주제로 열린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한 행사에서 청소부와 정당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연출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회민주당(SPD)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를 함께 추구하는 독일의 주요 정당입니다.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배출한 정당이기도 합니다. 통일 직후엔 제1당이 되어 집권하기도 했지만 슈뢰더 총리 집권 시기에 당 정체성과 지지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이전에 비해 크게 훼손시킨 이후부터 지금껏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 민주당(CDU)에 제1당을 넘겨줬고, 최근에는 포퓰리즘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당(AfD)에 제2당 자리까지 내어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월요일 행사때 당대표의 사임 발표가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당대표인 지그마어 가브리엘은 한달 전에 당원으로 가입한 청소부 수잔네 노이만과 약 15분간 당원으로 가입한 이유와 함께 당에 대한 불만과 바램을 들으며 당대표의 생각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고,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이런 뜻밖의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독일이 이상적인 사회는 아니지만, 똑같은 하늘 아래에서 우리에겐 꿈만같은 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사회임에는 분명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독일에도 권한의 크고 작음과 상하관계가 있지만, 유교전통에 영향을 받은 우리와는 많이 달라 전체적으로 수직적이기 보다 수평적입니다. (독일 이야기 이전 글: https://dogilstory0.blogspot.de/2017/02/blog-post_737.html)
일례로, 당대표를 비롯한 단체의 대표를 쉐프(Chef)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포어지첸데(Vorsitzende)라는 표현을 더 많이 부르는데, 맨 앞에 앉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수평적인 앞뒤관계보다는 수직적인 아래위라는 개념이 담긴 당수, 우두머리, 고위층, 상사 등으로 표현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맨 앞에 앉아서 무얼 하는 걸까요? 전쟁이라면 총칼을 들고 선봉에 선다는 의미겠지만, 정당과 단체가 꿈꾸는 이상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일할 지를 밝히는 말을 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부딪칠 때 대표가 직접 언론에 나서서 얘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총리부터 장관, 노조대표까지 가장 앞에서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일은 어떻게 진행할지, 이해관계는 어떻게 풀어갈 지를 언론과 행사를 통해 직접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독일의 수평적 문화, 대표자가 직접 나서 말하는 문화가 잘 드러난 것이 이번 청소부와의 대화 행사라 볼 수 있습니다.
이 행사에서 청소부인 노이만은 정당에 가입한 이유에 대해
정당가입에 앞서 자신에게도 물어봤던 질문이라며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는 사회민주당(SPD)이 몰락하면 자신과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더이상 기댈 곳이 없어질 것 같아서라고 밝혔고,
사회민주당의 정책에 대해서는 주요 지지자인 노동자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지 못한다면 그들이 투표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신랄한 비판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당대표는 기독교민주당(CDU)과 대연정을 맺은 탓에 사민당이 바라는 일들을 모두 실현할 수 없는 현실을 얘기했고,
노이만은 그럼 대체 왜 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냐고 반문하자 행사장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당대표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지 않는 이상 다른 정당과 타협하며 해결점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 정치의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그래도 대연정을 하지 않아야 하는 지를 물었고,
노이만은 "청소부가 (당대표인) 당신에게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 말해 줄 수 있다면..." 하고 대답하자 또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당원인 서민을 초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정당이 꿈꾸고 당원이 바라는 정책을 잘 반영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고, 현실 정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정체성에 맞는 더 나은 복지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속마음과 말과 실천이 따로 놀고,
대리인을 세워 문제가 생기면 개인 생각이라며 빠져 나가고,
얘기를 듣겠다고 마련한 자리에서 혼자만 얘기하며 꾸짖기도 하고,
옳고그름보다 사회적 상하관계가 더 중요하고,
설명과 토론은 없이 홀로 고매한 생각을 갖고 있으니 따르기만 하라고 하고,
사사건건 이쪽 저쪽 모두 틀렸다고만 하고 정작 자기는 뭘 하려는지 정체가 불명확하고,
선거때만 되면 '서민' '서민'하며 시장을 돌며 음식을 먹으며 '서민' 코스프레를 하다 더 몰리면 읍소하며 절도 하지만 표를 받고는 서민보단 자본을 위한 정책만 만들고 지지하는 모습과는
많이도 달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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